4월 20일 장애인의 날, 우리가 바꿔야 할 시선

매년 4월 20일은 대한민국의 공식 기념일인 장애인의 날이다.
누군가에게는 뉴스 속의 한 장면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생애 단 한 번의 관심조차 받지 못한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날이 단지 장애인을 위한 하루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차이와 공존’을 다시 생각해야 할 날이라는 것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우리가 바꿔야 할 시선

1. 장애인의 날, 왜 4월 20일일까?

장애인의 날은 1981년 유엔이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를 기념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해에 제정되었다.
이후 1991년, 정부는 4월 20일을 법정 기념일로 지정하고, 해마다 장애 인식 개선과 권리 신장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이 날이 4월 20일로 정해진 배경에는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위한 따뜻한 봄날’이라는 의미가 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 따뜻한 햇살이 비추는 4월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당당히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오는 계절이라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완전한 봄날과는 거리가 멀다.
물리적인 접근성은 조금씩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시선과 태도의 장벽은 아직도 높고 견고하다.

2. 우리가 만드는 ‘보이지 않는 장벽’

장애는 누군가의 ‘특별한 상태’가 아니다.
신체적, 감각적, 정신적 차이가 있을 뿐이며, 누구나 인생 어느 시점에서 장애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류의 약 15%가 어떤 형태로든 장애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 혹은 ‘동정해야 할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보자.

  • 엘리베이터에 휠체어 버튼이 있지만, 장애인을 배려한 설계는 되어 있지 않은 건물들

  • 지하철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승강장 사이를 넘지 못해 곤란해하는 장면

  •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이 있지만, 불필요한 위치에 있는 경우

이런 예시들은 단순한 설계 미비가 아니다.
그 공간을 누가 사용할 것인지,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가 드러나는 결과물이다.

가장 무서운 차별은 제도적 장벽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행하는 무관심’과 ‘의도하지 않은 배제’다.
그리고 이건 생각보다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3. ‘불편함’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자주 ‘불편함’이라는 감정과 연결된다.
그들은 도움이 필요할 거라는 선입견, 속도가 느려 불편하다는 판단, 함께 있기 부담스럽다는 회피.
하지만 이는 모두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일 뿐이다.

실제로 많은 장애인들은 도움을 바라기보다 ‘동등한 참여’를 원한다.
길을 건너다 만난 시각장애인이 어떤 도움을 바라는지 묻기보다, 자연스럽게 길을 함께 건너는 사회.
휠체어 사용자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눈치를 보지 않고 옆에 서 있는 것.

이건 특별한 교육이나 제도보다도 일상의 인식 전환에서 출발한다.

“그 사람은 우리와 다르다”라는 표현보다는,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라는 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장애인의 날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핵심 메시지다.

4.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변화

4월 20일, 단 하루라도 우리 모두가 ‘시선을 바꾸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다음과 같은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볼 수 있다:

  • 장애 인식 교육 콘텐츠 시청하기
    → 한국장애인개발원이나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무료 자료가 많다

  • 지역 행사나 캠페인에 참여하기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활동을 경험해보자

  • SNS에서 인식 개선 메시지 공유하기
    → ‘#장애인의날’, ‘#차이가차별이되지않도록’ 등의 해시태그로 확산

  • 우리 일터, 학교, 공공장소의 구조를 다시 살펴보기
    → 무의식적인 배제 구조가 있다면 피드백 제안하기

중요한 건 완벽함이 아니라 ‘같이 살자는 태도’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만을 위한 날이 아니다.
비장애인이 먼저 바뀌어야만 진정한 평등이 시작된다.

글을 마치며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이 날은 기념일이라기보다 거울 같은 날이다.
우리가 그동안 외면했던 문제, 무심코 지나쳤던 차별, 그리고 애써 모른 척해온 구조를 비추는 날.

장애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그리고 그 사회가 장애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노년과 미래가 달라진다.

장애인의 날을 단지 ‘뉴스 한 꼭지’로 소비하지 말자.
오늘 하루는 ‘다름’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내보자.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존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