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입니다.”라는 말, 어디까지가 청년일까요? 스무 살을 넘기면 어른이라는 말도 듣지만, 서른이 넘어서도 청년 정책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해마다 8월 12일은 ‘세계 청년의 날’로 지정되어 있지만, 정작 우리가 ‘청년’을 정의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세계 청년의 날이 왜 생겼고, 한국과 세계에서 청년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양한 분야에서 ‘청년’이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세계 청년의 날이란?
‘세계 청년의 날(International Youth Day)’은 유엔(UN)이 1999년 지정한 국제 기념일입니다. 매년 8월 12일, 전 세계 청년들의 참여와 권리를 보장하고, 그들이 직면한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날은 단순한 축하의 의미를 넘어 청년의 사회적 참여, 정치적 권리, 경제적 기회, 건강, 환경 등 다양한 이슈를 중심으로 한 담론의 장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죠.
유엔은 ‘청년’을 만 15세에서 24세 사이로 정의합니다. 이 연령대는 전 세계적으로도 보편적인 기준이지만, 국가마다 상황에 따라 ‘청년’의 범위를 달리 정하고 있어 국제적 논의가 항상 같은 선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의 청년 기준은?
한국에서는 ‘청년’의 정의가 법령마다 다릅니다. 단일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제도나 정책에 따라 청년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예를 들어볼까요?
-
청년기본법: 만 19세 이상부터 34세 이하
-
청년고용촉진특별법: 15세 이상 34세 이하
-
병역법: 청년의 연령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지만, 군 입대 연령은 18세부터 시작
-
청년내일채움공제: 신청 자격 기준으로 만 15세 이상 34세 이하
이처럼 정부의 청년정책 대상은 대부분 만 34세 이하까지로 설정되어 있으며, 일부는 39세까지도 포함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 청년수당은 만 19세부터 34세까지,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만 24세로 한정됩니다.
이렇듯 청년의 기준은 ‘나이’ 하나로 고정되지 않고, 정책 목적과 사회적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다른 나라는 어떻게 정의할까?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청년의 정의는 천차만별입니다. 유엔은 공식적으로 15~24세를 청년으로 보고 있지만, 각국의 실정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되죠.
-
EU(유럽연합): 15~29세
-
미국: 미국 정부는 특별히 ‘청년’의 연령을 통일해 정의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정책에서는 16~24세가 기준입니다.
-
일본: 일반적으로는 15
24세, 일부 정책에서는 1830세까지 청년으로 포함합니다. -
아프리카연합(AU): 15~35세까지 넓게 설정
흥미로운 점은, 국가 경제 발전 수준이나 인구 구조에 따라 청년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한국이나 일본은 상대적으로 청년 연령대를 넓게 잡는 반면, 청년 인구 비중이 높은 아프리카는 최대 35세까지도 청년으로 인정합니다.
청년의 기준이 중요한 이유
‘청년의 기준’을 단순한 통계나 숫자 문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이는 복지, 교육, 고용, 주거, 건강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선입니다. 청년이라는 자격을 잃으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줄어들거나 아예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가입 연령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입니다.
-
청년 전세자금 대출도 나이에 따라 신청 여부가 결정됩니다.
-
청년 창업 지원금, 청년수당, 취업지원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죠.
이처럼 ‘청년’이라는 단어 하나가 단순한 사회적 정체성을 넘어서 실질적인 자원의 배분 기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의가 매우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나이’가 아닌 ‘상황’이 중요해진다
최근에는 연령보다는 삶의 ‘단계’나 ‘상황’을 중심으로 청년을 정의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30대 후반이 돼도 아직 학업 중이거나 첫 직장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반대로 20대 초반에 자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청년’은 나이가 아닌 **“사회적으로 독립을 시도하는 과도기적 세대”**라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청년 정책 역시 점점 ‘라이프스타일 기반’으로 변화하는 추세죠.
앞으로는 단순히 나이를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을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이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청년의 날이 이처럼 단순한 축하가 아니라, 정책 변화의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청년의 날, 나를 돌아보는 시간
8월 12일 세계 청년의 날은 단지 기념일이 아니라, 청년으로서 살아가는 우리 삶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기회입니다. 내가 속한 세대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청년으로서의 권리는 무엇인지, 사회는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고민해보는 날이죠.
혹시 지금 여러분은 몇 살인가요? 당신이 20대든, 30대든, 혹은 스스로를 청년이라 느낀다면, 그 자체로 청년일 수 있습니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가능성과 삶의 주도권을 고민하는 이들이 바로 오늘의 청년입니다.
청년의 날, 당신을 응원합니다.